‘수출 1000억 돌파’ 글로벌 입지 굳힌 나보타 
의료용 웨어러블로 헬스케어 기업 향해 순항

[편집자 주]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렸고 그것은 성장동력을 갉아먹어 왔다. 이를 타개 하기 위해 기업들은 신사업을 육성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특히 전통 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뉴스캔>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금융·유통·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장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기업들을 조명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대웅제약이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공장 증설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3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금은 1000억원 가량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나보타 생산량이 지금보다 260% 증가한 1300만바이알에 이를 예정이다.

이 같은 공장 건립은 해외 매출이 지속 성장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나보타의 매출은1133억원이다. 이중 83%에 해당하는 936억원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2018년까지 26억원에 불과했던 나보타 해외 매출은 2022년 1099억원으로 40배 이상 뛰었다. 2019년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결과였다.

미국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며 관련 실적이 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9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품목허가를 받았고 연내 중국과 호주 시장 진입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미국,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66개국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수요가 받쳐주는 시장이니 향후 매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이 선도적으로 진입한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전 세계 최대 규모다. 2022년 글로벌 기준 약 72억달러(약 9조5000억원) 가운데 미국은 약 45억8000만달러(약 5조9182억원)를 차지했다.

보툴리눔 톡신 글로벌 3대 시장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양대 산맥을 이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연평균 25.6%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 390억위안(약 7조98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가 연평균 5.1%씩 성장해 2030년 106억2000만달러(약 14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이 미국에 이어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 826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정조준


디지털 센서를 부착해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대웅제약의 연속혈당 측정기. [사진=대웅제약 제공]
디지털 센서를 부착해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대웅제약의 연속혈당 측정기. [사진=대웅제약 제공]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DH)’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해당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질병 치료 위주에서 사전 예방·관리를 통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자 질병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효과적인 관리를 돕는 이 시장을 주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DH는 의료와 ICT를 융합해 개인 건강과 질병에 맞춰 필요한 의료 서비스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또는 기술을 의미한다. 전 세계 DH 시장은 2026년 약 826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대웅제약은 지난해 연속혈당 측정기, 심전도 측정기에 이어 세계 최초 반지형 커프리스 연속혈압 측정기의 국내 판권 계약을 맺고 같은 해 10월부터 전국 병·의원에 유통하는 등 DH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연속혈당 측정기는 손끝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500원 동전 크기의 센서를 팔에 부착한 뒤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센서에 갖다 대면 1초 만에 혈당 수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반지형 커프리스 연속혈압 측정기는 손가락에 착용하면 24시간 혈압 측정이 가능해 일상생활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프리스타일 리브레, 모비케어, 카트 비피 등 기존 라인업을 강화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WLDS), 전자약, 디지털 치료제 파이프라인 구축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질병 진단부터 치료, 건강 유지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한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회사 측은 “이러한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내재화하고, 국내 제약산업의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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